지난달 29일, 그러니까 2023년 7월 29일에 YMS 불합격 결과를 받고나서 사흘을 좀비처럼 살았고, 퇴사부터 질러버리고 영국으로 떠나온 나를 질책하고 원망하다가 결국 체념해버린 목소리로 알렉스한테 말했다. 너 한국에 다시 일자리를 알아보는게 좋겠다, 아무래도 당장 나는 돌아가는 것 밖에 방법이 없겠다.
YMS 발표날 나를 안아 위로해주시던 어머님과 발표 이후 기운빠진 내 모양새를 걱정해주신 아버님께서 혹시 영국 비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루트는 없는지 알아보자며 이민 전문 변호사와의 컨설팅 예약을 잡아주셨음에도 희망에 대한 내 마음가짐은 여전히 깜깜해 오히려 죄송할 정도였는데...
빛이 내렸다.
8월 2일 한 통의 메일을 받고 다시금 기대감이 고개를 내밀었다. Interview Availability...?..!!!
YMS를 접수하기 며칠 전 긴장되는 마음에 이리저리 indeed를 둘러보다 내 이전 직무와 꽤나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은 job description에 이끌려 지원했던 포지션에 대한 인터뷰 요청이었다. 어머나. 바로 가능한 날짜 시간 응답작성 후 답신을 보냈다. ㄷㄱㄷㄱㄷㄱ
무슨일이야 이게,, 뭐야? 모야모야.. 마음의 웅성거림은 점점 커져갔지만 이거 진짜 뭔가 진행되기 전까진 그냥 조용히 있으리라 생각했다. 괜히 설레발쳤다가 다른 사람들까지 실망시킬 필욘 없으니깐 말야. 그래도 변호사와 상담할 땐 물어봐야하니 알렉스한테만 조심스럽게 알려주고 그렇게 인터뷰를 준비했다.
[8월 7일 14:00]
나를 담당하는 HR Recruiter와 전화 인터뷰. 제출한 CV를 기반으로 내 이전 경력을 간단히 체크하고 job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내 비자상태와 sponsorship requirement도 언급했고... 희망연봉 체크 후 다음 채용절차안내까지. 15분정도 zoom call을 마친 후 빠이빠이 ~ 8월 9일 다음 면접에 대한 안내 메일을 받았다 음화핫 그리고 알렉스를 통해 알렉스 부모님께 이런이런 상황이에요하고 가볍게 말씀드림 ㅎ
[8월 10일 14:30]
Hiring Manager와의 심층적인 면접이었다. 우린 각자 비디오를 켰고(zoom call이었음), 표정과 제스처를 모두 활용해 진짜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알아갔다. 처음엔 차가운 인상에 얼어붙었지만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이 포지션, 쟁취하고 싶다!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면서 긴장이 풀어졌다. 면접의 주내용은 내 이전 직장에서의 실무경험. 내가 진짜로 한거. 내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 이 포지션을 원하는 타당한 근거. 그리고 곁두리로 크고 작은 내 자랑까지. 솔직히 즐거웠다. 정말 좀 재밌었어. 스스로 아유~ 물경력이에요 ㅠㅠ 하고 우는 소리했던 내 경력을 진심을 다해 자랑하고 PR하는거 생각보다 할만했다. 들어주는 이와 소통이 된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몇 번쯤 있었다. 물론 이 일을 하면서 힘든 점에 대해 묘사해주는 매니저의 말에 겁을 살짝 먹게된 것도 사실이다만 ㅋㅋㅋㅋㅋㅋ 할 수 있을거 같단 말이지 . 근자감인가. 아, 특히 인터뷰 끝에 내가 물어본 질문이 반응도 좋았고 스스로도 만족스러워서 기분 날아감 꺄륵.
30분 정도 걸리는 conversation이에요~라던 인사팀 직원의 말과는 다르게 대화를 하다보니 시간은 훌쩍 흘러 1시간을 넘겨 끝이났고, 늦어도 다음주 중반까지 결과 통보가 될 거라던 면접관의 마지막 말과는 다르게 면접을 마무리한 후 1시간만에 넥스트 인터뷰 invitation 메일을 받았다. 오케이 자신감 상승이다!
이 면접을 끝낸 후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사실을 고했다. 얘는 워홀비자도 불합격됐는데 왜 돌아올 생각을 안해???!?하고 걱정하고 있단걸 알았기에. 그리고 그냥 왠지 제일 큰 산을 넘긴 것 같은 기분이었기 때문에. "나 방금 한시간이나 인터뷰 봤어!" 신나서 이렇게 저렇게 수다를 떨어댔다.
[8월 14일 14:00]
선배 엔지니어들 두 명과 인터뷰. 비디오 없이 통화만 ㅎㅎ Technical Interview여서 많은 기술문제들을 풀어야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질문은 쉬웠고, 주로 트러블슈팅 스킬에 대한 내용이었으며 심지어 30분 중 15분은 내 질문에 대해 답변하기 위해 활용됐다. 사람과 분위기는 너무 좋았음 허허 채용담당자가 미리 언질 준 바와 같이 두 분 다 젠틀맨이셨다 ㅋㅋㅋㅋ 무튼 생각보다 짧은 면접에 오히려 걱정이 되었고 이게 Negative 싸인인가 안 좋은건가 계속 구글링을 하며 애끓는 두시간이 흘렀을 즈음, US 본사에 있는 부서 VP와의 마지막 인터뷰 초대장을 받았다. o^o !!!
끝날 때까진 끝난게 아니다.
마지막까지 잘 준비해서 진정 성공의 완료를 찍어보자 가영아 화이티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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